[2024 한울림악동] 날뫼북춤 지도-2. 첫 주차

여름방학 총 10일 중 첫 주차에는 8시 반부터 10시 반까지는 모두가 콘서트 홀 무대 위에서 사물놀이 전체 장단을 복습하고, 남은 한 시간은 날뫼북춤과 설장구 팀이 각자 다른 공간에서 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상대적으로 설장구 8명보다 북춤이 17명으로 인원이 더 많고 대형이동이나 동작이 더 크기 때문에 북춤 팀이 콘서트홀 무대에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선생님들께서 배려해주셨다. 

첫 주차에는 연습할 시간이 비교적 굉장히 적었고,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설명할 시간도 필요해서 많은 진도를 나가진 못했다. 2일차까지 수업을 해 보고 미리 작성해두었던 악보에서 많은 부분을 삭제하고, 훨씬 더 간결하게 악보를 수정했다 ㅎㅎ

✅ 1일차: 30분 동안 북 매지 않고 엎어빼기 연습하기

먼저 학생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주고 왼-오-스킵(발 바꾸고), 왼-오-오-왼으로 엎어빼기 하는 것을 발 위주로 연습을 했다. 북을 메지 않고 발로만 연습을 하는 것인데도 학생들이 사실 많이 어려워했다. 특히 스킵을 하고 엎어빼기 연결에서 자꾸 첫 박에 '왼'을 안 밟아주고 바로 도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박자에 맞춰서 여덟단계를 다 함께 속도 맞춰서 연습했다.

✅ 2일차: 북 메고 엎어빼기 연습 + 첫 휘모리 장단 시작부분

어제 엎어빼기 연습한 것을 바탕으로 오늘은 처음으로 북을 어깨에 메어보았다. 각자 이제 자신의 신체에 맞게 끈 길이를 조정해두었기에 앞으로는 자신의 북으로만 쳐야 한다. 처음에 북을 메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크로스백 메듯이 대각선으로 메어두었는데, 그게 아니라 왼쪽 어깨에만 메야한다. (처음부터 메는 방법에 대해 내가 설명을 세세하게 하지 않았나 보다 ㅎㅎ) 왼쪽 어깨에 끈을 걸치고 몇 번 북을 돌려줘서 흘러내리지 않게 해 준다.(물론 그래도 계속 흘러내린다)

처음 북을 메니 아직 무게에 익숙하지 않아서 다들 무겁다고 엄청 이야기했지만.. 어쩔 수 없다ㅜㅜ 그리고 확실히 북을 메고 하니 맨 몸으로 엎어빼기 할 때보다 동작이 더 엉성하고 다른 친구들과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당연하다! 어떻게 처음부터 잘 할 수 있겠어~ 올해는 처음이니까 대략적으로 날뫼북춤이 어떤 것인지, 북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한 번 물에 담가보는 것이 목표이다 ㅎㅎ 그래서 북을 메고 옆으로 빙글빙글 도는 연풍대나, 엎어빼기 연달아 하는 것은 최대한 다 빼고 진짜 기초만! 

쉬는 시간에 미리미리 꽹과리 상쇠와 부쇠 각각 한 명에게 시작 부분 휘모리 장단에 대해 지도를 해 두었다. 첫 시작은 관중들이 우리를 보지 못하는 곳에서 소리로만 듣고 이게 뭐야? 웅성웅성 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강렬하게 등장해야한다. 그러려면 북도 중요하지만 꽹과리가 장단을 힘있게 빠르게 연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장단이 아니어서 외우기 힘들어했지만 끊어서 지도하고, 북이랑 맞춰보는 부분에서는 일단은 내가 상쇠 역할을 하면서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도와줬다.

앞 편에 첨부해둔 논문을 참고하여 간이로 만들어 본 악보. 악보에 학생들이 집에서도 쉽게 참고할 수 있도록 날뫼북춤 공연 영상을 QR로 추가하였다.

✅ 3일차: 질굿 → 길군악 하면서 무대 위로 줄 맞춰 걸어 올라오는 부분

본격적인 판굿을 시작하기 전에 놀이마당에(무대)에 입장하는 행군악을 '질굿'이라고 한다. '질굿'을 하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놀이 자체를 알려 놀이판에 함께 참가해주기를 바라는 권유의 기능과 놀이꾼 자신들이 스스로 흥을 돋우기 위한 서막적 의미가 담겨 있다. 

북잡이들은 2열 종대로 줄을 맞추어 무대 뒤편에서부터 '之'자 형태로 선을 그리며 무대의 전면까지 입장한다. 질굿을 치는 동안에는 북잡이들이 서로 발을 맞추지 않는다.

길군악에서 쇠는 상쇠와 부쇠의 두 조로 나누어 소리를 주고받는데 상쇠의 소리는 야물고 높으며 부쇠의 소리는 부드럽고 낮다. 이 때 북잡이들은 한 번은 북 면을 치고 한 번은 북체와 변죽을 쳐서 다채로운 음향을 들려준다. 
-출처 [날뫼북춤의 장단 연구 -유대안]-

시간은 QR코드 첨부해 둔 공연 영상에서 질굿과 길군악이 등장하는 시간대를 적어둔 것이다.

질굿에서는 북이 손을 높에 드는 부분이 있기에 꽹과리가 거기에 맞춰야 하고, 상쇠는 항상 뒤에 있는 모두에게 신호가 전달되도록 손도 높게 들고 강약조절도 잘해야 한다. 질굿에서 신호를 준 후에 모든 악기가 다 멈추고 바로 상쇠 혼자 길군악에 메기는 부분을 치면 다 같이 받는 부분을 치고, 그 다음부터는 메기는 소리도 다 함께 연주한다. 그렇게 한 후에 동선을 다 걸어서 이제 상쇠 판단으로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으면 신호를 준 후에 자진모리 연결부분을 쳐 주고 다음 장단으로 넘어간다.

✅ 4일차: 자진모리 장단 치면서 악사가 무대 오른편으로 분리되고, 북도 하나의 큰 원 만드는 부분

논문에서 읽어보면 길군악을 할 때는 이미 북잡이 이외의 쇠와 장구 그리고 징은 무대의 오른편 측면에 일렬로 늘어선 형태로 제자리에 서서 북잡이들과 함께 끝까지 장단을 이끌어 간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는 길군악도 모두가 함께 걸으면서 2열 종대를 유지하고, 길군악이 끝난 후 자진모리 장단을 시작할 때 악사가 무대의 오른편으로 자리를 잡는 것으로 하였다.

그런 후에 수북은 서로 눈으로 신호를 주고 받으며 걷다가 뛰기 시작하고, 바깥쪽에 있는 수북 줄은 앞으로 원을 유지하면서 뛰어나가고, 안 쪽에 있는 수북 줄은 오른쪽으로 유턴해서 뒤로 뛰며 바깥쪽 줄의 꼬리뒤로 합쳐져서 하나의 큰 원을 만든다.

✅ 5일차: 인사굿 → 정적궁이

첫날부터 연습한 엎어빼기를 드디어 연결하는 날이 왔다! 인사굿할 때 발 맞추는 것 연습 하고, 정적궁이도 사실 엄청나게 간소화시켰다ㅜㅜ 다 끝나고 보니 이걸 날뫼북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ㅜㅜ 첫 해에 하루에 한시간씩 열흘동안 초등학생들이 이정도 해낸거면 잘한거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ㅎㅎ

인사굿은 상쇠가 먼저 갱갱 쳐주면, 거기에 다른 악사들과 북잡이들은 오른발부터 발 맞춰서 시작하기로 했다. 연결장단은 원래 연풍대 돌면서 하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힘들 것 같아서 그것도 뺐다 ㅎㅎ 자진모리 장단 간단하게 한 두 장단 친 후에 바로 엎어빼기로 넘어간다. 원래 엎어빼기 총 3번에서 첫번째만 발바꾸기 해주고, 두번째부턴 엎어빼기 두 번인데, 아이들이 엎어빼기 두 번 연속을 힘들어해서 매번 첫박은 발바꾸기, 두번째박은 엎어빼기, 세번째 네번째박은 앉을 상으로 바꿨다.

이렇게 여름방학 사물놀이 방과후학교 일주차를 끝냈다! 시작하기 전에는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도 됐었는데 그래도 아이들도 힘들어하지만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언니 누나들이 동생들 다독여가며 가르쳐가며 이끌어주는 모습 보는 것도 너무 좋았고, 엎어빼기 등등 북 들고 걷고 뛰는 거 무거워서 힘들어하면서도 또 멋있게 해내고 싶어하는 의지 보여주는 어린이들, 너무 귀여웠다 ㅎㅎ 2주차 때는 끝까지 진도 나가보고(엎어빼기는 더 이상 넣으면 안 될 것 같긴 하다..ㅎㅎ) 최대한 대형 이동만 하는 걸로 장단들도 수정해야겠다! 한울림악동 화이팅!

6학년들이 촬영한 타임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