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18 베트남 호치민에서 하는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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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h Hoa Parish Church · Hố Nai 3, Trảng Bom District, Dong Nai, 베트남

 

아직 베트남에는 베트남 국민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채 서류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라오스나 캄보디아 등에서 넘어와서 불법체류자 신세로 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이 아이들을 위해 이 곳 수녀원에서 이 아이들의 교육과 보육을 평일동안 무료로 담당해주신다고 한다. 학년부장님께서 이 곳에 대해서 알게 되신 후, 함께 베트남 공휴일인 4월 18일 흥붕 추모기념일에 봉사활동을 갈 선생님들을 모집하셔서 나도 합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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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다 함께 모여서 회의를 통해 우리가 가서 할 활동들을 정해보았다. 일단 우리 학교에서 수녀원까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모여서 수녀원에서 오후 2시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처음에는 정했지만, 그 날은 베트남 공휴일이어서 원래는 수녀원도 문을 닫는 날인데 우리가 온다고 해서 오전만 아이들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전에 짧고 굵게 다양한 놀이활동들을 진행하고 함께 점심을 먹고 아이들도 집에갈 때 우리도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휴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게 되어 지쳐있는 상태로 출발했지만,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겨주는 150명 가량의 아이들을 보니 모든 피로가 다 가시는 것 같았다. 우리를 보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수녀원으로 왔다고 하셨고, 우리를 위한 노래도 불러주며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초등 고학년, 중등 정도 되는 아이들까지 있었으며 평소에는 수녀님들께서 국어 및 간단한 수학 등을 가르쳐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아이들 모두와 할 수 있는 신체활동으로 준비를 해 갔다. 어린 아이들 위주로 준비를 해갔어서 큰 아이들은 지루해하면 어쩌려나 걱정되었지만, 고민이 무색할 정도로 모든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을 다 즐겨주었다. 

1. 인사 및 준비운동
2. 동대문을 열어라 
3. 판 뒤집기
4.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5. 릴레이 경주
6. 선물 증정 및 마무리 → 점심

간단한 서류 작성으로 이 아이들은 출생신고를 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베트남은 초등학교도 매년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지만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많은 아이들이 계속 시험에 떨어지게 되고, 그러면 나이가 어린 아이들과 한 반에서 공부해야 하니 자꾸 등교하지 않게 되어서 결국 부모님이 출근하신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기 위해 오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주었다. 

1.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사실 이렇게 출근하기 전에 보호자께서 자녀들을 이곳 수녀원에 데려다주시는 이 아이들은 그나마 부모님들이 신경을 쓰는, 운이 좋은 아이들이라고 하셨다. 이보다도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훨씬 많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도 절반의 아이들은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뛰어놀고 있었고, 신체활동 중 넘어져서 다리에 상처가 생긴 아이에게 준비해 간 구급함에서 연고를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주니 생소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부모에게서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관심, 그리고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이들은 놀이활동 중 작은 갈등에도 주먹이나 발이 먼저 나가기도 하고, 처음 보는 어른들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나라에서도, 가정에서도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 곳 수녀원의 수녀님들께서 정말 사랑으로 돌봐주고 계셨고, 매일 수업도 해주시고 점심 식사까지 다 챙겨주시는 수녀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전혀 없었고, 이러한 현 상황을 해결할 정부의 의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2. 그렇다면 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 봉사활동 후 학교에서 사후 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추후에 또 진행할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약 이 곳에 다시 가게 된다면 신체활동이 아닌 어떤 활동을 진행할지에 관해서, 많은 선생님들께서 진로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다. 결국 이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교육밖에 답이 없었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아이가 있을까?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과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까?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싶고, 그리고 이 아이들이 인생에 관해 선택할 수 있는 보기를 더 늘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변화의 동기부여를 심어준다면 좀 더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